Monthly Wine

제목 #56 일 년간 수고한 당신에게
글쓴이 운영자 작성일 2016-12-13
메인 
고세 그랑 리저브 브륏(Gosset Grand Reserve Brut NV)
일 년간 수고한 당신에게

좋아하는 일을 하며 생계를 이어가는 난, 축복받은 인물임이 틀림없다. 그런데 웃기는 건 좋아하는 일도 마감이 다가와야만 하게 되고, 또 은근 하기가 싫다는 거다. 그럴때는 위로가 될만한 친구를 옆에 두고 업무에 돌입한다. 바로 와인이다. 주(酒)님이 함께 하사 두려울 것 없으니, 없던 영감도 생긴달까. 지금 내 옆에는 고세 그랑 리저브 브륏이 있다.

 나를 위해 긴 잠을 자며 기다린 와인_고세 그랑 리저브 브륏
한 해 동안 많은 일이 있었다. 여러 나라를 여행했고, 여러 사람을 만나고 많은 활자를 쏟아내고. 몇 달 전에는 2주 간격으로 프랑스를 두 번 다녀오기도 했다. 8월 말, 프랑스에는 폭염이 왔다. 이 나라에서 여름을 여러 번 겪어봤지만 이런 더위는 처음이었다.파리에서 TGV(고속철도)로 약 한 시간이 소요되는 거리에 위치한샴페인 지방으로 이동해서야 비로소 땀이 식었다. 샴페인 하우스 고세는에페르네(Epernay)에있는데 건물과 정원이 프랑스의 웬만한 성보다아름다웠다. 장미와 각종 꽃이 심어진 정원을 거닐자 비로소 우아함을 되찾은 기분이었달까.고세의 역사는 무려 158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샴페인은 발포성 와인의 명생산지로 알려졌지만 그 전에 훌륭한스틸 와인 산지로도 정평이 나있었다. 샴페인 하우스 고세는 이 지방에서 처음으로 스틸와인을 만들기 시작한 생산자로도 유명하다.

고세는경작된 포도를 사서 와인을 만드는 네고시앙마니풀렁(NM, Négociantmanipulant)으로 함께 일한지가 이미 3세대가 넘는 신뢰가 두터운 포도 생산자들이 곁에 있다.샤르도네는꼬뜨 데 블랑(Côte des Blancs) 크라망(Cramant) 지역에서, 피노누아는몽따느드랭스(Montagne de Reims)에서 주로 경작된다.70여개에 달하는 프리미에크뤼와 그랑 크뤼 밭에서 생산되는 포도를 사 프레싱까지 작업을 마친 후 포도즙을 메종으로옮기면서 본격적인샴페인 생산이 시작된다.발효와 저장은 모두 스테인리스 스틸 통을 이용한다. 과실향이 풍부하고 온도 컨트롤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2일간의 발효가 끝나면 후 수 주간 안정화 과정을 거친다. 11월 말이 되면 뱅 클레어(Vin clair)라고 부르는 약 11% 도수의 스틸 와인이 만들어진다. 모든 와인은 신선함을 극대화하기 위해 말로락틱 발효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

발을 조심조심 한걸음씩 내딛으며미끄럽고어둡고 기나긴 계단을 따라 까브로내려가보니 수많은 와인들이 잠을 자고 있었다. 샴페인 하우스의 지하 까브는 유난히 긴데 유난히 오랜 병숙성을 거친 후 출시되는 고세도 예외가 아니다. 샴페인 지역 법상샴페인은 수확시기로부터 최소 15개월간의 숙성을 거치거나, 병입후 최소 12개월 이상 숙성 후 출시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고세 샴페인의 경우 넌 빈티지(NV, Non Vintage) 와인은 최소 3년간의 숙성 과정을, 빈티지 샴페인은 최소 6~7년간의 숙성 과정을 거친 후 출시된다. 

 Gosset Champagne Brut Grande Reserve NV
한해 동안 많은 일을 하며 고생한 나를 위한 와인은 뭐가 좋을까? 혹은 친구, 가족과 함께 축제의 이날을 나눌 와인을 고르는 것이 고민이라면 주저 없이 고세 그랑 리저브를 추천한다. 지금 내가 마시고 있는 바로 이 와인을. 샴페인 하우스 고세의 스타일을 가장 잘 표현한다. 그랑 크뤼 밭에서 수확한 피노누아와샤르도네를 각각 40%씩 사용했고 프리미에크뤼 밭에서 수확한 피노뮈니에를 20% 블랜딩 했다. 숙성을 통해 얻어진 아름다운 골드 컬러, 살짝 토스티한 느낌과 함께 카모마일, 수선화 등의 꽃내음이 자연스럽게 올라온다. 달콤한 과실향, 살짝 팬에 익힌 아몬드 등의 다채로운 아로마가 풍요롭다. 입안에서는 풍성한 기포가 거품이 되어 가득 찬다. 섬세한 기포는 입안에서 향을 더 잘 퍼지게 한다. 아페리티프로 마셔도 물론 좋지만 버섯, 치즈, 가금류 등과 매칭해 식사중에 마셔도 더없이 멋진 와인이다. 한 해를 정리하는 시점이라면 이 정도의 사치는 합리적이라고 우겨볼 만하다. 주(酒)님. 내년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Santé !

이미지
돌쇠     written by 2016-12-14 [13:33]

다사다난했던 지난 1년 힘들고 지친 몸과 마음을 고세한잔으로~

  • #57

    매일매일 즐겁게

  • #56

    일 년간 수고한 당신에게

  • #55

    넌 내 오른팔이야.

  • #54

    쓸쓸한 가을, 힘내라는 말 대신 고기와 리베라 일 팔코네(RIVERA Il F..

  • #53

    소중한 사람들이 모여 만든, 추석같이 풍요로운 와인

  • #52

    우아하고 경쾌한 여름을 즐기는 방법

  • #51

    달콤한 첫사랑 같은 와인

  • #50

    바다 한 가운데 서 있는 듯한 시원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