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thly Wine

제목 #55 넌 내 오른팔이야.
글쓴이 운영자 작성일 2016-11-08
메인
칠리소스와 쿠지노마쿨 더블유(CousinoMacul W),
넌 내 오른팔이야.

칠리 콘 카르네(Chili Con Carne), 고기를 넣어 익힌칠리라는 뜻이다. 이 멕시코식요리를 난 프랑스에서 처음 먹어봤다. 유학 초기, 즉 불어를 2살짜리 아기만큼도 구사하지 못할 무렵이었다. 부엌을 공동으로 사용하는 기숙사에서 지냈는데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으니 인기척이 느껴지면 절대 문밖에 나가지 않았다. 웃기는 이야기다. 소심한 성격이 프랑스에 온 목적을 눌러버렸달까.그런데 이게 웬일?도도한줄로만 알았던프랑스 인들은 의외로 따뜻했다. 아니대단한 오지라퍼에 가까웠다. 저녁때가 되면 내 방문을 꽝꽝 두드려 밥을 같이 먹자며 불러냈고,아침에 빵을 사러 나가면 내 방문 앞에도 갓 구운빵을 걸어놓기도 했다. 그들은 영어를 더듬고 나는 불어를 더듬었다. 하지만 그렇게 매일같이 재잘거리며여러 끼니를 함께 하다보니 어느덧내 입에서는 불어가 자연스럽게 새어 나왔고 그들은 영어를 편하게 구사할 수 있게 됐다.

우리가 같이 먹던 음식중 하나가 바로 칠리 콘 카르네였다. 프랑스에서 웬 멕시코 음식인가 싶지만. 이 메뉴를 애정하던 친구는루브르 미술관에서 자주 접할 법한그림 같은 비주얼을지녔었다. 용수철처럼 탄력있고 곱실곱실하게 빛나는 금발에 새하얀 피부, 천사 같은 모습.태어나면서부터 바게트를 물고 나왔을 것 같이 생겼지만, 겉모습과는 다르게그는프랑스 음식, 식재에 대단한 취미가 없었다. 그는 특히 치즈를 멀리했다. 냄새가 난다나?아무튼, 우리는 종종 뷔페식으로각자가 만들어낸 (혹은 데운) 음식들을 주욱 늘어놓고 같이 식사를 했다.“프랑스에서 먹는 밥이 너무 초라한 것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때로는 그냥 깡통에 든 칠리를 데워내기만 해도, 파스타 하나만 있어도, 우리의 식탁은 절대 빠지지 않았다. 저녁 식사에는 늘 레드 와인이 함께 했기 때문이다.

당신의 식탁을 두 배로 의미 있게,쿠지노마쿨 더블유(Double U)
맛있게 매콤한 칠리소스는 와인과도 잘 어울린다. 특히 까베르네쇼비뇽 품종으로 만든 와인은 후추와 허브 노트가 있어 궁합이 더 좋다.쿠지노마쿨 더블유를 테이스팅 하면서 칠리 콘 카르네가떠올랐던 것도 바로 그런 이유에서였다. 신세계 와인이지만 어딘가 클래식한 면이 있다. 진득하고 잼 같은 아로마를 내뿜는 와인이라기보다는 섬세한 아름다움을 뽐낸다. 이런 스타일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와인을 만드는 사람이 누군가 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쿠지노마쿨의 와인 메이킹은‘파스칼마티(Pascal Marty)’가 담당한다.어쩐지 익숙한 이름.보르도에서양조학을 공부한 그는 샤토무똥로칠드(Château Mouton Rothschild)의 와인메이커로 약 14년간 근무했던 경력이 있다.로칠드社의 글로벌 확장 프로젝트였던 미국의 오퍼스원(Opus One)과 칠레의 알마비바(Almaviva) 프로젝트를 이끌었던 장본인이도 하다.성공적인 프로젝트 완수 후, 칠레와의 인연은 계속 이어졌다. 곧 칠레 1세대 와이너리인쿠지노마쿨의 아이콘 와인인‘로타(Lota)’ 프로젝트를 담당했던 것. 처음에는 프리미엄 라인만을 담당했지만, 이제는 쿠지노마쿨의 모든 와인을 그가 책임진다. 그의 손길 덕일까, 쿠지노마쿨의 명성은 높고도 또 높다. 와인스펙테이터(Wine Spectator)는쿠지노마쿨을‘칠레 와인의 우수성을 알린 최초의 칠레 와이너리’라고 소개했으며휴존슨(Hugh Johnson)은‘칠레와인의 대표주자이며 칠레에 와인 산업을 처음 정착시킨 선구자’로거론하기도 했다. 또, 로버트파커(Robert Parker)는 쿠지노마쿨의리저브급 와인에 단 한번도 90점 이하의 점수를 주지 않았다.

이런 그들이 새로운 와인을 런칭했다. 이름하여 ‘더블 유’. 와이너리 설립 160주년을 기념해 만든프리미엄 와인이다.얼마전 방한한 쿠지노마쿨의 총괄이사인 마티아스오발레(Matias Ovalle)는 더블유 와인은 “전 세계 와인 애호가의 흔들림 없는 믿음과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기술력과 노하우를 집중하여 만들었다.”라고 전했다.쿠지노마쿨빈야드 중에서도 최상의 까베르네소비뇽이 생산되는뷰인에스테이트(Buin Estate)의싱글빈야드에서 수확한 포도를 사용했으며프렌치오크통에서 12개월간 숙성했다.붉은 과실의 신선함이 느껴지며 밸런스가 좋은 와인으로 부드럽고 긴 피니쉬 또한 인상적이다. 깊이가 있으면서도 무턱대고 들이대지 않는 클래식한 와인이다. 가격을 들으면 한번 더 놀란다. 지불한 가격 대비 두 배의 값어치를 보여줄 와인이기에.

다진 소고기에 껍질 벗긴 토마토, 토마토 페이스트, 삶은 강낭콩, 칠리, 양파, 마늘, 비프스톡, 월계수잎, 고수씨앗, 큐민(cumin) 등을 넣고 펄펄 끓인 소스. 칠리소스는 한번 만들어 두면 쓰임새가 다양하다. 파스타를 곁들이면 파스타 소스가 되고, 밥을 곁들이면 덮밥 소스, 감자튀김에 얹으면 칠리 프라이가, 나쵸 칩에 찍어 먹으면 간단한 안주로도 손색이 없다. 가격대비 월등히 뛰어난 맛을 지닌 쿠지노마쿨 더블유도 집안에 쟁여두고 마시면 여기저기 용도가 다양하다. 와인 한 병만 꺼내 놓으면 식탁이 화려해지는 효과를 얻을 수 있으니. 쿠지노마쿨의‘마쿨’이 잉카어로 오른팔을 의미한다고 했던가! 나의 혼밥 식탁에 칠리소스를 왼팔로쿠지노마쿨 더블유를 오른팔로 임명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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